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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아청소년 비만율, 동아시아 최고"...'소아비만' 탈출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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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4개국 중 한국 소아청소년의 비만·과체중 비율이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용희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동아시아 4개국(한국, 중국, 일본, 대만)의 5~19세 소아청소년의 체중 분포 변화와 비만 유병률 추세를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지난 12년 동안 동아시아 4개국의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했다. 또한 2022년 기준으로 한국 소아청소년의 과체중 비만 유병률은 남학생 43.0%, 여학생 24.6%로 4개국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홍용희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의 증가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의 합병증으로 연결되어 우리 사회의 만성 질병 부담을 높인다"라면서 체중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체지방 과잉 상태인 소아비만, 진단 기준은?
보통 1세 이전, 5~6세, 사춘기 때는 정상적으로 신체 지방의 양이 증가하는 시기다. 그런데 이때 열량을 과도하게 섭취하거나 운동량이 부족하면 에너지 소비의 불균형으로 소아 비만 상태가 되기 쉽다. 

성인은 bmi의 절대치로 비만 진단을 내리지만 성장하는 소아청소년은 연령에 따른 신장, 체중, 신체조성의 변동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백분위수를 이용해 비만도를 측정한다. 백분위수란 특정 집단의 분포 안에서 개인의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는 유도점수로, 50 백분위수는 평균에 가깝다고 본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2세 이상의 소아청소년 비만을 진단할 때는 2017년 소아청소년 성장도표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체질량지수 백분위수를 사용하는데, 체질량지수 95 백분위수 이상이면 비만, 85~94 백분위수는 과체중으로 진단한다. 체질량 지수 95 백분위수 이상인 아이는 병원을 방문해 혈액검사, 소변 검사 등을 시행해 동반 질환을 찾는 검사를 하는 것이 권고된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가 주원인... 식습관·운동 부족도 영향
소아비만의 경우 특정 질병에 의한 비만은 1% 미만에 불과하다. 대부분 식습관과 생활습관,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소아비만이 된다. 특히 부모 모두가 비만인 경우 자녀가 비만일 확률은 80%가 되고, 부모 중 한쪽이 비만인 경우 자녀가 비만일 확률은 40~60%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tv나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에 탐닉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신체 활동량이 떨어지고, 운동 부족은 기초대사량을 떨어뜨려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뀌면서 소아비만을 유발한다. 

소아비만, 각종 성인병으로 이어져...성조숙증 위험도
소아비만은 성장호르몬 분비량의 감소를 유발하고 고인슐린혈증,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고도 비만아의 경우는 절반 이상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고 일생 동안 체중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치료가 어려워진다.

외모에 예민해질 시기에 살이 찌는 것은 정서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비만은 외형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소아 우울증이나 행동 장애 등 심리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비만한 아이들은 연령에 비해 키가 빨리 자라고 뼈의 성장도 또래보다 빨라 성조숙증을 겪을 위험도 있다. 하이닥 소아청소년과 상담의사 김해나 원장은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과도한 지방 세포가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방 세포는 렙틴을 분비하는데 이로 인해 2차 성장이 빨라지는 성조숙증이 생길 수 있고, 이는 최종 키의 감소를 유발한다"라고 설명했다. 

식단·운동 관리 병행해야..."고도 비만이라면 전문가 도움 필요할 수 있어"
성인이든 어린이든, 비만 탈출의 기본은 식단 조절이다. 식단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식품군을 ▲초록군 ▲노랑군 ▲빨강군 등으로 나눠서 섭취하는 '신호등 요법'을 활용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초록색 음식 군은 가공하지 않은 채소류로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열량이 낮아 제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먹어도 좋다. 노란색 음식 군인 과일이나 생선구이, 두부, 밥, 빵, 치즈, 계란 등은 단백질을 포함한 중간 정도의 열량 식품으로 과식하지 말고 정해진 양만 먹게 해야 한다. 빨간색 음식 군인 햄버거, 튀김류, 과자, 통조림, 마요네즈 등의 음식 군은 열량 및 당 함량이 매우 높으므로 되도록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성장하는 시기이므로 극단적인 저칼로리 요법은 피해야 한다.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와 칼로리는 공급하되, 과잉 공급되는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적절한 운동 역시 중요하다. 하루에 1시간, 주 3~5회 정도로 지속적인 운동을 꾸준히 하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비만한 아이들은 대부분 운동을 싫어하기 때문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운동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하면 좋다.

운동의 종류는 걷기나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수영, 스케이트, 줄넘기, 등산 등 지방을 연소시킬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운동 강도는 최대 운동 능력의 50~85% 정도로, 땀이 나고 숨이 차지만 옆 사람과 대화는 가능한 정도의 강도가 적당하다. 

하이닥 소아청소년과 상담의사 현민숙 원장(현민숙소아과의원)은 소아비만 치료에 대해 "소아는 비만약을 쓰거나 시술하지 않고 식단조절, 영양상담, 운동 등 생활 전반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면서 "고도비만이라면 가정에서 관리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관리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김해나 원장(하이닥 상담의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현민숙 원장(현민숙소아과의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