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불편한 감각, '어지럼증'. 그 원인은 다양하며, 때로는 응급처치가 필요한 질환일 수 있어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이비인후과 김연지 원장(귀한성모이비인후과)은 "중추성 어지럼증의 경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평소 원인별 어지럼증의 특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연지 원장과 함께 어지럼증의 원인부터 치료법까지 자세히 살펴본다.

q. 어지럼증의 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어지럼증의 원인은 크게 머리 쪽 문제와 귀의 문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머리의 문제로 인한 어지럼증을 중추성 어지럼증이라고 하며, 주요 원인으로는 뇌출혈이나 뇌경색이 있습니다. 이는 응급 질환이자 위중한 질환으로,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귀의 문제로 인한 어지럼증은 말초성 어지럼증이라고 하는데요. 주요 원인으로는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자율신경계의 문제도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최근 배우 한가인이 진단받았다고 알려지며 주목받은 기립성 저혈압이나 기립성 빈맥이 대표적인 자율신경계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일어설 때 눈앞이 아득해지는 듯한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이 특징입니다.

q. 그렇다면, 중추성 어지럼증과 말초성 어지럼증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중추성 어지럼증과 말초성 어지럼증은 증상의 강도와 양상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말초성 어지럼증이 중추성 어지럼증보다 훨씬 어지럽습니다. 뇌에 의한 중추성 어지럼증은 초기에 약간 어질어질하거나 붕 뜨는 느낌, 균형이 안 맞는 느낌, 술 취한 느낌과 같은 가벼운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말초성 어지럼증은 증상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가만히 있는데도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극심한 어지러움을 느끼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과 유사합니다. 이 같은 증상은 귀에 문제가 있을 때 눈동자가 일정 방향으로 움직이는 안진 현상이 나타나면서 발생하며, 메스꺼움이나 구토 증상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q. 병원에 빨리 가봐야 하는 위급한 경우를 짚어주신다면요.
응급 상황인 중추성 어지럼증은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분들에게서 더 흔히 발생합니다. 만약 어지럼증과 함께 몸의 한쪽 감각이 둔해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으로 몸이 쏠리는 듯한 느낌, 또는 술에 취한 듯이 비틀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어지럼증과 동시에 한쪽 귀의 청력이 갑자기 상실되는 경우, 뇌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어지럼증의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어지럼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 청취가 가장 중요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증상을 주의 깊게 듣고, 전기안진검사를 통해 어지럼증을 유발한 후 눈의 움직임, 즉 안진을 관찰합니다. 증상에 따라 청력 검사, 자동 평형 검사, 두부 충동 검사, 자율신경계 검사 등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중추성 어지럼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뇌 ct나 mri와 같은 영상 검사를 실시하여 뇌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이러한 종합적인 검사를 통해 어지럼증의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q. 어지럼증은 진단을 받은 후에 어떻게 치료하게 되나요?
어지럼증의 치료는 정확한 진단에 기반하여 원인에 따라 다르게 접근합니다. 이석증의 경우, 이석 치환술을 통해 빠진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이석 치환술을 시행합니다. 메니에르병이나 전정신경염은 주로 약물 치료를 실시합니다. 기립성 저혈압이나 기립성 빈맥이 원인인 경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운동이나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증상 완화가 가능합니다. 반면, 뇌 관련 문제로 인한 어지럼증이라면 약물 치료나 스텐트 시술 등의 응급 처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꼈을 때의 대처법과 어지럼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궁금합니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것입니다. 어지러움으로 인한 낙상은 골절이나 피부 손상 등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고관절 골절과 같은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 어지럼증이 잦다면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어지럼증을 느끼면 즉시 가까운 구조물을 붙잡고, 가능하다면 앉거나 누워서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어지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산책을 하고, 햇볕을 쬐어 비타민 d 합성을 돕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석증의 경우, 비타민 d가 부족한 경우에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비타민 d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 될 수 있습니다.

기획 = 김다인 건강 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김연지 원장 (귀한성모이비인후과 이비인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