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인 당뇨병.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당뇨병 전 단계'라는 진단을 받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당뇨병 전 단계는 아직 당뇨병으로 진단할 정도는 아니지만, 정상적인 사람에 비해서는 혈당이 원활하게 조절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팩트 시트 2024'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30세 이상 성인의 41.1%, 65세 이상 성인의 47.7%가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뇨병 전 단계로 진단되었다고 해서 낙심할 필요는 없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며 혈당을 잘 조절하기만 한다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 하이닥 전문가에게 당뇨병 전 단계란 어떤 상태인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자세히 들어 봤다.

q. 당뇨병 전 단계는 당뇨병과 어떻게 다른가요?
당뇨병 전 단계는 말 그대로 당뇨병이 생기기 전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관리에 소홀할 경우 앞으로 당뇨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지만, 아직 당뇨병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 단계에서 생활습관을 열심히 조절하기만 해도 당뇨병 발생 가능성을 60% 정도 줄일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한 상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서민석 교수(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

q. 당뇨병 전 단계도 종류가 있다는데, 무엇인가요?
식후 2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측정해 본 혈당이 정상이지만, 공복 혈당만 높은 경우라면 공복혈당장애라고 합니다. 반대로 공복 혈당은 정상이면서 식후 혈당만 높은 경우라면 내당능장애라고 진단합니다. 공복 혈당과 식후 혈당이 모두 높은 사람, 즉 공복혈당장애와 내당능장애가 모두 나타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공복혈당장애나 내당능장애를 가진 사람은 향후 당뇨병이 발생하기 쉬운 데다, 이미 췌장의 정교한 인슐린 분비 능력이 손상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단 후에는 꾸준히 운동과 식단을 관리해야 하며, 3~6개월 후에 혈당을 다시 측정해서 건강 상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 하이닥 내분비내과 상담의사 이완구 원장(맑은샘내과의원)

q. 당뇨병 전 단계에서도 말초신경 손상이나 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나요?
당뇨병 전 단계라면 아직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는 어렵습니다. 발이 저리는 느낌이 드는 것은 대부분 신경의 문제인데, 당뇨병 전 단계인 상태라면 당뇨병보다는 다른 말초신경질환에 대한 감별이 필요합니다. 만성 신부전 또한 당뇨병 전 단계에서는 운동과 체중 관리 등으로 혈당을 잘 조절한다면 충분히 예방 가능합니다.
-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서민석 교수(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

q. 당뇨병 전 단계로 진단됐는데, 공복 운동을 해도 괜찮을까요?
당뇨병 환자에게는 보통 공복 운동을 권하지 않습니다. 당뇨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는 당 조절 능력이 저하되어 저혈당에 쉽게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당뇨병 전 단계나 초기 단계에서는 저혈당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식후에 혈당이 높게 올라가는 경우라면 공복 상태에서 운동을 하기보다는 식후에 운동을 하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
-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신동우 원장 (류마내과의원)

q. 당뇨병 전 단계라는데, 혈당 조절을 위해 탄수화물을 아예 끊어도 괜찮을까요?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써 꼭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장기간 탄수화물을 끊는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건강을 정상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우며, 대신 근력 운동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됩니다. 극단적인 식이요법은 피하고, 적절히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며 체중을 감량하면 좋아질 것입니다.
-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이정찬 원장(서울조인트내과의원)

q. 당뇨병 전 단계에서도 약물치료가 필요한가요?
당뇨병 전 단계에서는 별도의 약물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식단 조절과 운동 등으로 생활습관을 적절히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운동을 꾸준히 하시길 바랍니다.
-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김창래 원장(고유가정의학과의원)

* 이 기사는 하이닥 전문가의 답변을 재구성했습니다.

도움말 = 서민석 교수(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완구 원장(맑은샘내과의원 내분비내과 전문의), 신동우 원장(류마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이정찬 원장(서울조인트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김창래 원장(고유가정의학과의원 내과 전문의)